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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바오의 건강과 행복을 걱정하는 건 한국이나 중국이나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중국으로 떠난 ‘푸바오’의 근황에 대해 거의 매일 SNS에 올리는 한 중국팬이 있는데요. 푸바오와 중국 사육사의 일거수일투족이 올라오다 보니 사생팬 딱지와 함께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에 대한 저의 솔직한 생각을 적어보겠습니다.
1. 사생팬 논란
푸바오 사생팬이라 불리는 중국인이 운영하는 계정에는 푸바오가 격리 생활 중인 쓰촨성 워룽선수핑기지 내부를 촬영한 모습이 올라와 있습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푸바오가 사육사로부터 학대를 당하는지 여부와 사육사가 사과를 몇 번 줬는지, 배변량은 어떤지 사육사의 동선을 체크하는 영상이었는데요. 중국 사육사와 푸바오를 향한 관심이 지나치다는 것이죠.
일부 사람들이 “저건 사육사 스토킹 아니냐”, “사육사 좀 믿어 봐라”,“어떻게 보면 몰래카메라인데 이걸 소비하고도 아무런 문제 제기가 없는 게 기괴하다” “중국 팬들 대단하다” “광기의 중국 팬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해당 계정 운영자를 비난하자 그걸 언론사에서 기사화시켜버리며 논란이 확대된 겁니다.
2. 논란 반박
해당 비난에 대해 운영자인 중국팬은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혔는데요.
“직접 찍은 게 아니라 중국 판다 팬들의 SNS를 모은 것이다. 지난해 3월부터 바오 가족을 좋아해서 외국인으로서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한 달에 5시간씩 걸려서 바오 가족을 보러 갔다. 오랫동안 한국에 살고 있어서 푸바오가 떠나도 엄청 슬프고 힘들다. 한국 이모들이 푸바오를 걱정하는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 사육사가 푸바오를 정성껏 돌보는 모습을 공유해 한국 팬들을 안심시키고 싶은 것뿐이다. 사육사를 존경하고 매우 고생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저를 공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도 해당 중국팬이 이번 일로 얼마나 괴로웠을 지 너무 이해가 되기에 이번 논란의 몇 가지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1) 푸바오 계정 생성 시기
언론 기사만 놓고 보면 마치 중국 사생팬이 푸바오가 중국에 간 이후 새로 계정을 만들어 실시간 근황을 전하며 인기몰이를 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는데요. 제가 찾은 해당 계정은 운영자의 말처럼 이미 작년 초에 개설이 된 상태로 그동안 쭉 푸바오에 대한 콘텐츠가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푸바오에 대한 찐 애정이 느껴졌고요. 최근에 만들어졌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2) 사생팬이라는 워딩의 부적절함
사생팬이란 개인의 사생활(私生活)을 침해하는 극성팬을 일컫는 말이죠. 그런데 업무 시간에 사육사가 일하는 모습을 찍은 것도 사생활이라 부를 수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사육사 입장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만큼 푸바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전국민적으로 높다는 뜻이기에 어쩌면 강바오가 한국에서 푸바오 할부지로서 초미의 관심을 받았던 것처럼 어느 정도는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푸바오 담당 할부지가 된 순간부터요.
이건 사육사에 대한 불신의 문제가 아닙니다. 푸바오에 대한 염려와 사랑의 영역인 거죠. 그걸 두고 스토킹이라고 부르고 비난하는 건 과하다는 생각입니다.
3) 문제가 된 영상들 삭제
현재 기사에서 문제가 된 사육사 관련 영상은 모두 삭제가 된 상태입니다. 악의 없이 올렸지만 기사화되고 논란이 되다 보니 굳이 유지하고 싶지 않았을 겁니다. 뒤늦게 계정을 찾아 해당 영상을 직접 보지 못한 일인으로서는 한편 아깝네요. 분명 웨이보에서 일일이 하나씩 찾아서 올렸을 텐데 말이죠. 저도 푸바오 근황을 찾기 위해 웨이보에 들어가 보았지만 생각보다 찾는 게 쉽지 않더군요. 중국어를 모르니까요. 그걸 대신해 준, 어쩌면 고마운 분인데 아쉽게 되었습니다.
3. 중국팬 인스타그램
이번 사생팬 논란이 되었던 중국팬은 순수하게 푸바오 팬으로서 푸바오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우리와 똑같은 팬이었습니다. 오히려 중국어라는 장벽 앞에서 푸바오의 소식을 더 발빠르게 전해줄 수 있는 장점을 가진 분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런 팬을 사생팬으로 몰아간 이번 논란 자체가 조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아래 해당 팬의 계정을 공유하는 이유는 저처럼 똑같이 그분의 푸바오에 대한 진심을 느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4. 푸바오 한국 반환 투표
푸바오에 대한 한국팬들의 사랑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8일 서울시가 운영하는 시민참여 플랫폼 '상상대로 서울'에 "중국에 반환된 판다 푸바오를 서울시민 성금과 서울시 예산으로 유료 임대해 서울대공원에서 시민들이 관람할 수 있게 해달라'는 시민 제안이 올라온 이후로 벌써 푸바오 관련된 제안만 14건이 올라와 있는 상태입니다.
50명 이상 공감을 누르면 서울시에서 해당 안건에 대해 답변을 해야 하는데요. 14건 모두 최소 50명, 많게는 1100명이 공감을 눌러 서울시에서는 답변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투표는 다음 달 8일까지 진행된다고 하네요.
지난 3일 한국을 떠난 푸바오는 한 달간 격리 및 검역 절차를 거쳐 외부에 공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똑순이 푸바오, 그동안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면서 지내겠지요? 랜선에서나마 건강한 모습으로 푸바오를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