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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가 드디어 오컬트 영화 사상 최초로 천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개봉 32일만에 이룬 쾌거인데요.
개봉 3일째 100만, 10일째 500만명을 돌파하며 초반부터 흥행 기록이 심상치 않다 싶었는데 기어이 올해 첫 1000만 영화를 기록했습니다. 오컬트 매니아 중 한 명으로써 제가 다 뿌듯합니다. 오늘은 파묘의 성공을 바라보는 장재현 감독의 속내와 영화 파묘가 이토록 성공하게 된 요인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장재현 감독 "손익분기점만 넘기자는 생각"
처음 장재현 감독은 <파묘>를 만들며 "손익분기점만 넘기자는 생각"이었다고 합니다. 어쩌면 당연합니다. 기존에 만들어진 오컬트 영화들 대부분이 손익분기를 넘기기 힘들었으니까요. 물론 감독의 전작 스코어를 생각하면 겸손한 말이긴 하지만 그래도 천만까지 갈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겠지요.
기대 이상의 성적에 "처음에는 어벙한 기분이었다"고 소감을 밝힌 장재현 감독, 얼마전 유퀴즈에 나와서는 "주머니에 손만 넣어도 사람이 변했다"는 얘기를 듣는다며 너스레를 부리기도 했는데요. 관련해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하나 더 들려주었습니다. 무속과 관련된 이야기다보니 준비 과정에서 무속인의 자문을 구하는 일이 많았을 텐데요.
개봉일과 관련해 영화를 준비하면서 알게 된 무속인에게 개봉일을 알려주며 흥행 여부를 물어봤는데 "별일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합니다. 무속인이라고 모두 미래를 알 수 있는 건 아닌가 봅니다.
2. 묘벤저스 모두 천만 배우 입성
최민식 배우는 2014년에 개봉한 <명량>(1761만명) 이후 10년 만에 <파묘>로 두 번째 천만 영화 배우가 되었습니다. 체감상 이미 몇 번을 올랐을 것 같은데 두 편뿐이라니 의외였네요. 반면 유해진 배우는 <택시운전사>(1218만명), <베테랑>(1341만명), <왕의 남자>(1051만명)에 이어 벌써 네 번째입니다. 물론 모든 영화가 유해진 배우 원탑 영화는 아니었지만 그만큼 영화를 보는 선구안도 있는 멋진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극중 'MZ 무당'으로 인생 최고의 연기를 펼친 김고은과 이도현 배우 역시 <파묘>로 첫 천만 배우 명단에 이름을 올렸는데요. 아마 두 사람도 영화가 이 정도로 흥행에 성공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듯 합니다.
3. <파묘> 성공 요인
1) 영화 속에 숨겨놓은 히든 코드를 발견하는 재미
많은 흥행작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영화만 보고 끝나는 게 아니라, 그때부터 새로운 이야기가 생겨난다는 데 있습니다. 영화 <인셉션> 주인공이 마지막에 머무른 곳이 꿈인지 현실인지를 두고 극장을 나와서도 설왕설래했던 것처럼 <파묘>역시 감독이 영화 속에 숨겨놓은 메시지를 하나하나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사람들 사이에서 하나의 놀이처럼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그게 그런 뜻이었어?' 한 번 보면 아차하는 순간 놓칠 수밖에 없는 다양한 이스터 에그들이 이 영화의 커다란 매력 중 하나인데요. 이미 천만 명이 보았기 때문에 말해도 굳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지 않지만 차 번호판에 숨겨진 메시지,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을 붙인 극 중 배역의 이름 등 영화 전반에 깔린 '항일 메시지'를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특히 저는 위 첫번째 포스터가 한반도를 형상화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약간 소름이었습니다. 이렇게 디테일한 것까지 메시지를 담아 놓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2) 믿고 보는 배우들의 신들린 연기
영화 개봉 초반 가장 화제가 되었던 것이 바로 김고은 배우의 대살굿 장면이었는데요. 최민식 배우가 제작보고회 때 실제 김고은 연기를 보고 투잡뛰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고 회상할 정도로 엄청난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이렇게 출연 배우 각자가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가장 생생하게 구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요. 김고은 배우는 무속인을 직접 만나 디테일을 배우고, 유해진 배우는 실제 전(前) 대통령의 장례를 치렀던 최고의 장의사로부터 지도를 받는 등 캐릭터 싱크로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런 배우들의 노력과 진심이 관객들에게 전해진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3) 계속되는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한 항일 메시지
일본의 역사 왜곡이 날이갈수록 도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당장 2025년부터 개정되는 일본 중학교 교과서에 독도를 버젓이 다케시마라고 표기한 것도 모자라 한국이 불법점거하고 있다는 망언을 써놓았지요. 그뿐만이 아니라 자신들에게 불리한 사실은 모두 삭제하거나 희석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정신 못차리고 있는 일본에 대한 국민적 감정이 결코 좋을 수가 없는 거죠.
그런데 <파묘> 영화에서 그 부분을 일부 해소해준 겁니다. (스포일러 있음) 일본이 우리나라 정기를 말살하기 위해 전국 곳곳에 쇠말뚝을 박아놓았다는 이야기에서 착안, 묘벤저스가 잠자고 있던 험한 것, 즉 일본의 오니를 없애는 과정을 깔끔하게 보여주니까요. 결국 묘벤저스는 언제까지고 한국을 자신의 발밑에 두려는 일본의 계략을 무너뜨린 히어로가 된 셈입니다.
오컬트 장르만 파온 장재현 감독. ‘검은 사제들’(2015), ‘사바하’(2019)에 이어 세 번째 영화로 천만 감독 반열에 올랐는데요.
당분간 <파묘>의 인기가 사그라들 것 같지 않지만 그럼에도 벌써부터 차기작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과연 다음엔 어떤 작품으로 우리를 다시 한 번 놀라게 할 지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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